아이들과 함께 드라마를 보는 건 나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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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육아

아이들과 함께 드라마를 보는 건 나쁜 걸까?

by 상상mom 2023.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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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제군들!! 우리 볼 거 많으니까 얼른얼른 각자 할 일 마무리 하고 거실로 집하~~~압!!!!!"

 

하하호호 "볼 거요?!"

 

엄마 "우리 볼 거 엄청 밀려 있어! 빨리 할 일 하고 '무인도의 디바' 봐야 해!"

 

아빠 "아니야! '힘센 여자 강남순' 밀렸어, 그거부터 봐야 해"

 

하하 "안 돼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봐야 해요"

 

호호 "엄마엄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나 없이 혼자 봤어요?!!"

 

엄마 "아 맞다 맞다. 그것도 있었지?! 휴~~ 바쁘다 바빠. 밀린 게 너무 많아. 암튼 오늘 몇 개 클리어해야 하니까 얼른 할 일들하고 거실로 집합!!"

 

에효..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때도 메뉴가 제각각이라 통일하기가 쉽지 않아 난감한 경우가 많은데, 이제 드라마도 취향이 제각각이다. 그렇다고 못 볼 우리가 아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보면 된다. ㅋㅋㅋ

 

혹여라도 밀린 드라마를 다 봐버려서 볼 게 없을 땐, 그렇~게 마음이 헛헛하고 허전할 수가 없다. 반면, 오늘처럼 봐야 할 드라마가 술술 나올 땐 기대가 차오르고 마음이 그~렇게 두둑할 수가 없다.

 

가끔은 너무 보는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뭐! 일상생활에 지장 없고 할 일은 하고 있으며, 드라마를 시간 보내기 용도로만 보지는 않는 점에서 작은 위로를 삼아 본다. 

 

드라마는 우리 가족 '추억'이자 '데이트 코스'!

 

드라마를 볼 시간이 되면 우리는 서로 소파 명당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일념하에 엉덩이 각축전을 벌인다. 그렇게 영역을 차지하고 서로가 서로의 쿠션이 되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다. 

 

어떨 때는 옹기종기 TV 앞에 앉아 컵라면을 후룩거리며 보기도 하고, 과자랑 아이스크림을 잔뜩 쌓아놓고 보기도 한다. 추울 땐 이불을 함께 덮고 보기도 하고,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다음 이 시간에'라며 내용이 잘리기라도 할 때면 함께 "안돼~~~~!!!"하고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재미없는 부분에서는 스멀스멀 한 명씩 이탈자가 생기기도 하고, 엄마의 지병인 '드라마 대사 패러디'를 감수하느라 가족들이 애를 먹기도 한다. 그리고, 그만 봐야 할 것 같은 타이밍에도 다음 편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하나만 더 볼까?' 라며 엄마라는 사람이 아이들을 부추기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이 밖에 잘 나가지 않는 편인데, 집에서나마 이렇게 드라마 데이트를 하는 것도 참 재미나다. 흠.. 드라마를 너무 봐서 안 나가는 건가?

 

드라마는 '인생'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작가님들이 천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떻게 저런 대사들을 써 내려갈 수 있는지, 게다가 그 대사들을 저렇게 효과적으로 앞 뒤 스토리에 버무려서 자연스럽게 표현해 내는지 놀랍기 그지없다.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표현력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직접 체험하거나 경험해 볼 수 없는 다양한 직업과 삶의 배경들을 간접체험 할 수 있는 매개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이들과 대화할 때는 대체로 다음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대사나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의미가 가득 담겨 있는 멋진 한 장면의 여운을 나누기도 하고, 비유가 훌륭한 대사에서는 저 표현 어쩔 거냐며 서로 감탄하기도 하고, 복선을 잡아내며 스토리를 추측하기도 하고, 배우의 감정선을 살펴보며 현재 인물의 감정이나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너무 비현실적으로 표현된 부분에서는 '에이~ 저건 아니지~~!' 하며 나름의 비판을 하며 현실과의 경계를 나눠보기도 한다. 그리고 너무 비현실적일 땐 한마디로 결론 내린다. "드라마니까~"라고

(물론, 드라마 볼 때 방해될 수 있으니 대화는 최소화하는 편이다. 드라마는 재미있게 보는 것이 최고임!)

 

물론, 아이들과 드라마를 볼 때 유의해야 할 점들도 있다.

 

너무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드라마 혹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스토리의 드라마는 제한하고 있다. 어떨 때는 아이들이 먼저 나이제한을 확인하면서 자신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법 한 프로그램들은 자체검열 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혼자 드라마를 보는 일은 극히 드물다. 거의 함께 보는 편이고, 혼자 보는 것보다는 같이 웃고 떠들며 보는 것을 즐긴다. 

 

물론 TV앞에서의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거나 과하다 싶을 때도 있다. 그럴때는 굳이 얼굴 붉힐 필요 없이 '이제 오늘은 그만 보자~'라고 부드럽게 이야기해도 아이들은 순순히 TV를 끄고 제 할 일을 한다. 아마 이런 서로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순조로운 드라마 데이트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드라마에만 매달려 편중된 양상을 보인다면 우려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켜야 할 선을 지킨다면 드라마를 매개체로 활용하여 아이들의 사고를 확장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며 이야기도 나누고 즐거운 마음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관계향상의 유용한 도구의 하나로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하하와 호호는 좋아하는 드라마가 생기면 대본까지 구해달라고 해서 읽어보고 소장하기도 한다. 어떨 때는 드라마를 보기도 전에 대본을 먼저 구입해 읽어보며 상상 속에서 나름의 연출을 시도해보기도 한다. 혹은 원작소설을 구매해 읽어보기도 하며, 글줄과 영상의 다름을 느껴보기도 한다. 이렇게 아이들은 TV만 즐기는 것이 아닌, 혼자 사색하거나 원하는 것을 진중하게 찾아보는 충분한 시간들도 확보하고 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때 섭렵한 대본과 책들

 

그런 의미에서 다소 뜬금없지만  오늘은 아빠님이 고기를 볶아 넣어 만들어주신 비빔밥을 퍼먹으며 드라마를 봐야겠다. 

 

뭐부터 보지?

뷔페처럼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한 드라마 데이트!

 

얼른 리모컨 선점하고 '무인도의 디바'를 일 순위로 우겨봐야겠다! 

 

고고씽!!

남편님이 해주신 맛난 꾀기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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