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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서랍장

그렇게 분노는 새생명을 얻어 작품이 되었고...

by 상상mom 2017.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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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의 꿈은 '화가'랍니다.

6년을 살아오면서 한결같이 화가를 꿈꿔왔던것 같아요.

 

(발레리나도 있었던가.. 가물가물.. ㅡ,.ㅡa)

 

호호 그림은 대부분 하하언니의 그림으로 부터 영감을 받아 시작되지요.

 

언니의 그림이 호호에게는 경쟁, 동경, 등등....여러 의미로 좋은 동기(혹은 자극제)가 되어주고 있답니다.

 

때로는 언니처럼 그리지 못한다며 좌절하기도 하고,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 자신의 그림을 향해 울며불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지요..

 

그럴때마다 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언니와 비교할 필요 없다고.. 설명은 해주지만..ㅠㅠ

그저 잘하고만 싶은 호호에게는 그런 말들이 가슴으로 와닿지 않는가 봅니다. 

 

한 번은 언니가 다이어리 커버를 꾸미는 것을 보고 자신도 야심차게 펜을 들고 그리기 시작했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자 화가 나는지 울면서 X표를 그리고, 찍~찍~ 선을 휘저으며 자신의 그림을 스스로 망쳐놓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죠.

 

호호는 놀라운 꼼꼼함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랍니다.

 

머릿속에 그려진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망친 것'이라고 생각하는..

또, 완벽한 형태가 갖추어 져야만 잘 그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요.

 

이번 사건(?)을 호호의 사고에 유연성을 더해주는 기회로 삼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속상해 하는 호호에게 칸딘스키의 책을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책에 나와있는 칸딘스키의 그림을 비롯하여 형태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여러 삽화들을 찾아 보여주며 호호에게 느낌을 물었습니다.

 

 

<미술관에 간 꼬마 피카소. 아람>

 

 

"호호야 이 그림들 어때?"

 

"이게 뭐야. 이상해!!"

(아직도 흥분상태..)

 

"그치? 이상하지?

그런데 호호만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라 다른사람들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대. 낙서처럼 이상하고 엉망진창이라고...

 

그런데 칸딘스키라는 굉장히 유명한 화가가 있거든? 

그 화가는 특히 이런 그림을 많이 그렸어.

 

낙서같은 그림인데 이 그림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

 

"몰라!"

 

 "글쎄, 이 그림이 너무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액자에 소~~~중하게 넣어서 외국에 있는 유~~명한 구겐하임 미술관에 귀하게 보관되어 있대.(사실 난 구겐하임 미술관 모름 ㅋㅋㅋ)

 

꼭 형태가 없어도 어떤 모양이든 자기 느낌을 충분히 담아서 그리면 그게 작품이 되는거고 그런 그림을 '추상화'라고 한대.  

 

그러니까 지금 호호가 화가나서 이렇게 그어놓은 그 자체로도! 이미 작품이 될수 있는거고, 이게 마음에 안들면 이걸 활용해서 더 아름답게 꾸며볼 수도 있는거야.

 

어때? 호호도 여기에 색도 칠하고, 더 꾸며서 추상화를 한번 꾸며 볼 생각 있어?"

 

"난, 잘 못해..."

 

"잘할 필요 없어~ 추상화는 원래 그런거야~ 이상하게 그리는게 오히려 멋있을수 있어~"

 

 

그제서야..

마음이 조금 풀렸는지..

심기일전 하여 펜을 집어 들기 시작하는 호호..

 

자신이 망쳐놓은 선들과 X표를 활용하여 다시 작품을 그려나갑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끝에 이런 결과물이 탄생하였죠.

 

 

 

망친그림이 새생명을 얻어 태어나는 순간.jpg

 

 

 

보이시나요?

중간중간 숨어있는 X표들과 분노의 선들이...

 

 

 

어쨌든 호호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추상화를 그려냈다는 나름의 뿌듯함을 느끼는 듯 했습니다.

 

실패라고 생각했던 것도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결과가 바뀔 수 있음을 기억하기를 원하며, 우리 호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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