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와 호호는 초등학교 시절에 인형놀이를 정말 좋아했다. 이렇게까지 홀릭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영혼을 끌어모아 열정적으로 인형놀이를 하더니 이제는 더 이상 인형놀이를 하지 않는다. 몇 년이고 오랫동안 지속될 것만 같던 인형놀이였건만 이제는 어느덧 추억의 한편에 자리 잡은 채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지나고 보니 하나하나 이렇게 소중하고 귀한 추억들인 것을, 너무 당연한 일상 속에서는 당시의 일상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당시에 아이들이 인형놀이 할 때 부모로서 해줄 수 있었던 것은 원하는 재료와 공간을 최대한 제공해 준 것. 그리고, 집이 더러워지는 것에 대한 적당한 무관심이 나름 적합한 환경제공이 아니었을까 싶다.
말이 인형놀이지 한번 놀고 나면 폭풍이 휘몰아친 듯 집안 여기저기에 옷 만들던 실밥과 재료들, 그리고 모든 곳이 인형의 세상으로 변해 거실 여기저기에 인형 파티장이며 인형 학교며 놀이터며 온 집안이 인형의 세상이었다. 그럼에도 그 장면들이 딱히 불편하지 않았던 이유는 인형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넘치는 상상력과 작품들을 보며 내심 흐뭇하기도 하고, 내가 보기에도 재미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아! 딱 한 가지 제한사항이 있었는데 그건 바늘보관이었다. 노느라 정신이 팔려 인형옷을 만들던 바늘을 아무 곳에나 내려놓으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바늘은 잠시라도 손에서 놓게 될 때는 꼭 바느질함 안에 넣어두는 것을 규칙으로 삼았고, 아이들이 잘 지켜주었다.
다음 사진 속의 인형들이 입고 있는 옷은 모두 아이들이 바느질로 직접 만든 인형옷들이다.
다시 봐도 잘 만들었네!!
우리 집 인형은 멀쩡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들의 넘치는 실험정신에 인형들이 피폐해져 있는 상황이다. 이 인형은 미용실에 다녀온 뒤 산발스타일로 변신한 상태.
속상해서 자는 걸까? 인형의 꿈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싹둑싹둑 ㅠ 어찌 됐건 잠자기에 최적화된 신축성 있고, 피부에 닿는 감촉이 산뜻한 실내복을 만들어 주었다.
책장을 몇 칸 비워줬더니 감옥을 만들었다. 거의 호텔급 감옥이다. 죄수들 상태가 이렇게 좋아도 되는 건가? 인형에 폭신한 침대에 조식까지 배달되는 감옥. 나도 이런 쾌적한 곳에서 쉬고 싶구나.
인형 옷뿐 아니라 인형놀이에 필요한 소품까지도 거의 아이들이 직접 만들며 놀았다. 저 의자는 다ㅇ소에서 의자 세우기 게임으로 저렴하게 구입한 의자들.
케이크와 음식은 물론이고, 접시들과 찻잔도 대부분 아이들이 클레이로 만든 작품이다.
하루일과가 빡빡한 인형들. 운동도 해야 한다. 유연하군! 나름 디테일 살아있는 발레복과 워머.
온 집안 곳곳에 이런 인형의 장소들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인형 학교. 학교놀이를 위해 책과 연필 온갖 걸 다 만든다. 졸기도 하고, 혼나기도 하고, 친구들과 놀다가 싸우기도 하고. 다양한 일상이 펼쳐지는 곳
헤어는 물론 메이크업까지 진출한 아이들. 인형 메이크업 해준다고 아세톤으로 얼굴 지우고 맨얼굴 만들어버리심. 이후 다시는 자라지 않는 눈썹. 저 티셔츠 나도 입고 싶다.
신입생 룩. 디자인 나름 예쁨!
오우~ 모던스타일! 가만 들여다보면 디자인이 나름 괜찮다. 어깨 뽕을 살려준 모던한 디자인.
후드티와 청치마로 일상복을 연출해 보았다. 무릎은 왜 다친 건지, 우리 집 인형들은 터프한 스타일이다. 여기저기 다치고 부러지고 수고가 참 많다.
할머니가 주신 한복 천으로 만든 퓨전한복. 여러 가지 원단을 사용하여 다양한 실험정신을 발휘하는 딸들이다.
스위트한 느낌의 원피스. 어울리는 단추를 찾아 포인트로 붙여준 점이 눈에 띈다.
융단드레스. 파티룩으로 제격인 듯!
컬러매칭이 자연스러운 위아래 한벌세트. 허리에 묶은 가죽끈이 포인트!
이런 디자인과 질감은 어떻게 생각해 낸 건지.
다리는 드레스 어디쯤 숨어있을까나?
한동안 폭풍처럼 아이들의 세계를 뒤집어 놓은 겨울왕국. 이 옷은 엘사 엄마 스타일이라고 한다.
보이는가. 거실 뒷부분에 놓인 수많은 인형의 공간들. 발 디딜 곳 어디인가. 빈틈없는 장소활용.
원하는 원단이 없을 경우 아크릴 물감으로 직접 디자인하여 그림을 추가하는 아이들이다. 나름 고품질의 의상을 제작하는 아이들. 파란색 바지에 갈색 단추로 포인트 연출까지!
모자는 기존제품이고 리폼하여 뒤에 장식을 붙여주었다. 옷은 아이들이 직접 만든 작품. 다행스럽게도 이 인형은 머리카락이 남아 있군!
하다 하다 신발도 직접 제작한다. 놀랍게도 신고 벗기가 가능했던 것 같다.
상상맘도 나름 손재간 부릴 줄 아는 여자. 모자는 상상맘이 만들어 주었다. 노끈을 이용해 돌돌 말아 붙여 만들었는데 아직도 당시의 접착제 냄새가 느껴진다. 사진엔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저 스커트는 가죽치마다.
옷에, 신발에 이제는 가방까지 만드는 아이들. 나름 가죽가방임. 지퍼도 달려서 안에 내용물이 꽤 들어간다.
엄마가 만들어준 모자와 딸들이 제작한 원피스의 컬래버레이션
운동하러 가야 한단다. 피부보호를 위해 선캡을 제작한 아이들.
진짜 어디서 저런 재료들을 찾아다가 만드는 건지. 이래서 한동안 뭘 버리지를 못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모든 것이 재료가 될 것만 같아 뭐든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기 바빴다.
수영복을 만들었으면 수영을 해야 하니 거실은 거실대로 욕실은 욕실대로 인형차지.
풍선 주둥이에 천조각을 붙여 상의를 만들고, 하의 허리 부분에 구슬도 붙여 포인트를 주고, 황금색 매니큐어로 지느러미를 표현해 준 작품.
찻잔 소품도 아이들의 작품. 천사점토로 반죽하여 만들고 투명매니큐어나 탑코트를 발라 윤기를 더했다고 한다.
단아하고도 우아한 인형님. 포근한 실크 침구에서 곤히 잠드심.
이곳은 인형의 캠핑장. 실제 캠핑 갈 때도 저 침낭과 가방들을 챙겨가는 딸들이다. 침낭도 어찌나 폭신하게 잘 만들었는지 감탄 중.
당시 우리 집은 이런 비주얼들이 일상다반사였다.
- 아이들이 조용할 때 = 이것저것 만드는 중.
- 아이들이 시끄러울 때 = 인형놀이 중
- 시끄러운 뒤에는???? 폭탄 맞은 집.
▼ ▼인형옷 만들기 1탄 작품들 영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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