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오늘 수학 몰입노트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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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

"엄마, 저 오늘 수학 몰입노트 할래요!!"

by 상상mom 202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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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해제된 하하의 수학몰입노트.jpg

 

하하에게 수학 몰입노트를 권유하던 첫날이 생각나네요.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던 하하였습니다. 엄마 등살에 몇 번 해보기는 했지만 필요성이 잘 느껴지지 않았는지 그 뒤로는 노트를 꺼내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난 어느 날, 하하가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합니다. 

 

 

"엄마, 저 오늘 수학 몰입노트 할래요."

 

"웅? 갑자기? 왜?"

 

"수학, 어려워요. 공부할래요."

 

 

하하의 이 표현은 상당히 묵직하고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뭔가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부여되었음이 느껴지는 말이었어요.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아무래도 동기가 부여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겠지요. 

 

하하는 (아직까지는) 수학 학원을 다니지 않고 있습니다. 혼자 이런저런 공부하며 시행착오도 경험하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나가는 중입니다. 그러던 중 몰입노트가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시도해 보기로 선택한 것입니다.

 

필요성을 자각하고 스스로 몰입노트를 다시 시작하는 점도 기특하지만, 하하는 본인의 욕구가 무엇인지 자신의 동기여부가 어느 정도 인지 등등 내면을 잘 살피고 느낄 줄 아는 아이랍니다. 이 부분이 수많은 하하의 강점 중 주요한 강점이랍니다.

 

부모로서 이럴 때 줄 수 있는 선물은 어떤 점이 변화의 원인이 되었는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자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근데, 전에는 몰입노트 싫어했는데 어떻게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몰입노트에서 풀면 풀리니까요."

 

매우 짧고 간단한 답변이지만, 몰입노트의 핵심을 관통하는 답변입니다. 몰입노트의 주요 목적이 바로 그 점이니까요. 답안지를 보고 싶은 유혹을 참고, 스스로 끝까지 풀어보려는 노력과 의지 그리고 인내의 결과로 얻는 즐거움과 뇌활동이 몰입노트의 가장 큰 선물이지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 중요성을 깨우친 하하입니다. 풀다 보면 풀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체가 정말이지 멋진 딸이네요.

 

그렇게 수학몰입노트는 봉인이 해제되었고, 어려운 문제 3개 정도를 복사하여 몰입노트에 붙였습니다. 마음을 먹었어도 막상 실천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하하입니다. 어떤 방법이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하고는 지지자원으로 '엄마의 응원'을 필요로 했습니다. 응원이래 봐야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 나란히 앉아 각자의 일을 하는 것으로 족한 하하입니다. 그렇게 엄마와 하하는 나란히 식탁에 앉았고, 하하는 수학공부를 엄마는 엄마의 과제를 했습니다. 엄마도 수학을 못하는지라 문제를 풀어 주거나 답을 알려 줄 수는 없지만 곁에 함께한다는 점만으로도 하하에게 응원이 된다는 점이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실전에 임하면 항상 그 다음 고민으로 진화되지요. 한동안 문제를 붙잡고 씨름하던 아이가 역시나 힘이 들었는지 풀이 죽어 이야기합니다. 

 

"너무 어려워요...ㅠㅠ"

 

당연하죠. 동기가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 이후에는 견뎌내는 힘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 과정이 힘들어 시작조차 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죠. 그렇기에 이 과정에 부딪혀 기꺼이 경험하는 아이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부담이 될 경우 굳이 좌절감을 깊이 경험하는 것보다는 기분전환이 필요할 수도 있겠죠. 이번에는 조금 쉬운 문제들이나 다른 문제들을 풀다가 중간중간 다시 몰입노트를 풀어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씨름하던 총 3문제 중 2문제를 클리어했습니다. 그중 한 문제는 몰입노트에 붙일만한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다고 하네요. 한 문제를 풀어도 성장입니다. 뿌듯하다고 표현하는 아이의 안에서 단순한 수학 한 문제가 아니라 여러 마음들을 경험한 것이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문제를 풀었다는 기쁨과 함께 인지적으로 정리해야 할 부분들을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1. 어려웠던 문제의 핵심 개념이 무엇인지?

2. 풀리지 않던 문제들이 어떻게 풀리게 되었는지?

3. 다 풀고 나서의 소감은 어떠한지?

 

사진에 나와있듯이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주요 내용을 작성한 하하입니다. 

하하야!! 너의 노력과 많은 시도들이 수학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데에 분명 큰 힘을 발휘할 거라 믿는다.

우리 엘레강스하고, 깨발랄하고, 진지하기도 하면서, 창의적이고 기타 등등 무한 다채로운 무지개 같은 하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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