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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수학 몰입노트!

by 상상mom 202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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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느 날! 상상맘은 황농문 박사님의 몰입 특강을 듣게 되었어요. 상당히 유용하고, 도움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그날로 몰입책과 슬로싱킹 책도 구입하고 몰입의 원리에 매료되었지요. 

 

 
슬로싱킹
깊이 없이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생각 습관은 일이나 공부의 성과를 깎아먹는 주범이며, 스트레스, 산만함, 불안감, 번아웃 증후군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몰입 전문가 황농문 박사가 생각의 습관을 재정비할 것을 권하는 책 《슬로싱킹》을 펴냈다. 슬로싱킹이란 몸과 마음은 스트레스 없이 편안한 이완 상태를 유지하되 머리로는 생각의 끈을 1초도 놓지 않을 정도로 집중하는 생각법으로, 이 책에서는 천천히 생각할수록 탁월한 결과를 부르는 슬로싱킹의 원리와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
황농문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20.11.19

 

 

나란 엄마 어쩔 수 없는 엄마. 아이들에게 강의를 듣고 집에 오자마자 입에 거품을 물고 몰입의 중요성을 설파합니다. 그리고, 엄마 얘기를 듣던 하하! 드디어 입을 떼고 이야기합니다.

 

 

"엄마, 왜 이렇게 몰입에 꽂혔어요? 저는 별로 하고 싶지 않은대요?"

 

또르륵.. 무룩..

 

 

아직은 그 필요성이 절실하지 않은 하하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였나 봅니다. 그래서 저는 호호에게 갔습죠.

 

 

호호야~~~

 

 

호호는 조금 떫떠름 하긴 했지만 엄마의 제안을 수락하여 수학 몰입노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딱 하나! 모르는 수학문제를 답안지를 보지 않고 끝까지 풀어보는 연습만 해보기로 했어요. 하루가 걸리든 이틀이 걸리든 요리조리 머리를 굴려보는 연습을 하는 거죠. 그리고, 그 과정을 적어보기로 했어요. 

 

많은 친구들이 수학문제를 풀 때 틀리면 바로 답을 보고 싶어 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 유혹을 참고, 뇌를 풀가동 시키며 수많은 궁리를 해보기로 했어요.

 

저는 여기에 한 가지를 추가했습니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변화를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했어요. 모든 과정이 즐겁기만 할 수는 없다는 점, 좌절감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때 누릴 수 있는 기쁨과 성취감을 알아차리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감정그래프를 함께 그려보기로 했어요. (※감정그래프 부분은 상상맘이 마음대로 추가한 부분입니다. 몰입책에는 없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몰입문제(호호)

 

 

한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이틀에 걸쳐 풀었어요. 누적시간 37분이 걸렸답니다. 호호로서는 대단한 인내심과 인고의 시간을 보낸 쾌거였습니다. 너무 귀한 경험이기에 그 시간 동안의 감정을 그래프로 그려보았어요. 

 

 

좌절요인 : 아빠가 먼저 품 ㅋㅋㅋㅋㅋ

 

 

하하와 아빠도 옆에서 함께 문제를 풀었는데, 호호에게 나름 자극이 되었나 봅니다. 

 

좌절 이후에 다시 동기가 부여된 에너지원이 무엇이었는지 묻자 언니가 풀고 있어서 갑자기 하고 싶어 졌다며 자신의 승부욕을 알아차렸네요. 강점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극복하는 경험 속에서 자신이 활용했고, 유용했던 자원들을 하나 둘 알아차리고 인식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강점이겠지요. 남들이 부여해준 강점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스스로가 인정하고, 소화시키며 얻어낸 강점자원을 모아간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자신이 좌절 극복시 활용했던 다양한 자원들을 모아간다면 앞으로 삶을 살아갈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처방안의 폭이 넓어지겠죠.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그 강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인식해서 자신의 강점 주머니에 차곡차곡 쌓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감정그래프를 보며 자신의 마음을 제법 잘 알아차리고, 진솔하게 표현해 내는 호호가 참 힘이 있는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아직은 어리기에 좋은 보약도 먹기 싫을 수가 있겠죠. 수학 몰입노트도 그러했네요. 아이가 지속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는지 어느날 부터인가 이 노트는 표지가 덮여있는 채로 무한 봉인에 걸려있어요. 더 이상 펼치지 않고 있습니다.

 

몇 안 되는 문제라도 아이가 고뇌했던 풀이과정들이 너무 훌륭해서 그 기록을 남겨두고자 합니다. 

 

어느날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동기가 차오르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계기정도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잠깐잠깐잠깐!

만약 답이 분수가 아니라면...??

으어어어어어어~~~~~!!!!!!!!!

아 몰라 그냥 하자 

ㅋㅋㅋㅋㅋㅋㅋ

 

 

나름 논리적으로 문제를 구조화 하며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느끼는 아이의 고뇌가 너무 귀엽지 않나요?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스스로 해낸 것이 너무 장하다. jpg

 

 

시작은 경쾌! => 아 뭐 금방 풀겠지. 별거 아님

지루 => 이거 뭐지? 하아.. 귀찮다

슬슬 짜증 => 이거 틀릴때랑 똑같잖아

짜증폭발 : 아 진짜 나 뭐하냐 진짜 짜증나

신경질 : 지금도 하기 싫은데 엄만 뭘 자꾸 해보래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 호호! 반성할게!)

체념 => 뭐 해보긴 해봐야지

답답

짜증

승부욕 : 흥! 다 해볼테야!

어! 그냥 했는데 진짜 되네?

흥분 : 와!! 드디어 풀었음. 아드레날린 폭발!!

 

 

수학 문제를 부여잡고 한참을 씨름 한 것도 기특했지만, 자신의 감정을 이렇게 세세하고 다양하게 알아차리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신기하고 기특했습니다. 

 

부디.. 언젠가 수학노트의 봉인이 해제되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며, 느긋한 마음으로 가끔씩 아이의 의욕을 부추겨 보렵니다!

 

 

호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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