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도 세 자릿수 점수를 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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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

"엄마, 저도 세 자릿수 점수를 받고 싶어요!"

by 상상mom 2023.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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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역사공부에 빠져있던 호호입니다. 학교에서는 매 시간 지난번 배운 내용으로 쪽지시험을 보는대요. 역사수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역사 만점왕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역사 수행평가 본대요!"

지금까지 배운 진도를 통틀어 수행평가를 본다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이 말을 하는 호호의 목소리에 미묘한 설렘과 기대가 서려있습니다.

그날로 책을 펴고 앞에서부터 쪽지와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공부하는 호호입니다. 평소 준비도 안 하던 수학 수행평가 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이 모습 실화임? ㅎㅎㅎ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고 수행평가를 보고 온 호호!

시험이 어땠는지 묻자 0.1초 만에 두 눈이 뻘겋게 변하며 울먹입니다.

"하나 틀린거 같아요 ㅠㅠ"

이럴 때 최고의 위로는 덮어놓고 잘했다는 '행복강매'가 아닌, 아이 마음을 온전히 공감해 주고 읽어주는 것이겠지요. 열심히 준비하고 기대에 찼던 호호였기에 속상한 마음 또한 너무나도 잘 느껴졌습니다.

"에고, 진짜 아깝고 속상했겠네.. 열심히 준비했는데, 백점맞고 싶었을 텐데 얼마나 아까웠을꼬? 애썼어 애썼어 (토닥토닥 꼬끄끄)"


그리고는 어느 문제를 틀렸는지 이야기를 합니다. 보기 중에 평양이랑 한양을 고민하다가 평양을 골라 틀렸다고 하는데, 잘 들어보니 아는데 실수했다기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모르는 문제였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하고픈 얘기를 충분히 하도록 기다려줘야 할 타이밍! 아직 호호의 상태가 편도체에 머물러 있기에 전두엽이 작동하기에는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속상함을 토로하더니 이내 좀 풀렸는지 스스로 알아서 전두엽을 활성화시킵니다.

"엄마, 그런데 사실 제가 그 부분은 꼼꼼하게 보지를 못했던 거 같아요."

헐.. 저 진짜 놀랐습니다. 그냥 들어주고 기다려주고 맞장구만 쳤을 뿐인데 이게 가능하다니요! 만약, 저 얘기를 제가 먼저 했다면 아이 입장에서는 자기 마음도 몰라주고 잔소리나 하는 분위기파악 못하는 엄마로 끝나버렸겠죠. 기다림은 아이가 스스로 용기 있게 원인을 직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다녀온 호호. 선생님께서 친구들 성적이 너무 낮아 재시험을 본다고 하셨답니다.

호호의 얼굴에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진심충만 멘트를 던집니다.

"엄마, 저도 세 자릿수 점수를 맞아보고 싶어요."

100점을 향한 강렬한 의지가 엿보이는 멘트입니다. 그리고는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예상문제범위를 빼곡하게 적어온 알림장을 내보입니다.

 

알림장에 빼곡하게 적어 온 예상문제 범위



재시험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두구두구두구

"엄마, 이번에 백점이 딱 세명이었는데요... 그중에 한 명이 바로 저예욧! 훗!"

정말 열정과 애정이 담뿍 담긴, 귀하고 꿀 같은 백점을 얻어낸 기쁨을 누리는 호호입니다!

멋지다 우리 딸!
백점도 넘 멋지고, 최선을 다하고 싶을 만큼 좋아하는 과목을 발견한 것이 멋지고, 진짜 원했던 것을 아깝게 이루지 못해 속상한 마음을 직면하고 오롯이 마주한 것이 정말 멋지고, 스스로 부족했던 부분을 쏘쿨하게 인정하며 핵심적인 원인을 찾아낸 것이 대박 멋지고, 포기하지 않고 심기일전 다시 도전함이 너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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