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캠핑 첫날을 무사히 마치고~
아침이 밝았네요~
아침부터 불량한 햄 구워주면서
이건 어디까지나 캠핑분위기를 내기 위함이라며 셀프 토닥토닥
ㅋㅋㅋㅋ
간단히 아침식사후~
자기들끼리 책도 읽고, 숨바꼭질도 하며 알아서 놀아주네요~
심심해 보일때즈음 댄스한판 또 신나게 해주시고~
출출할때쯤 환상의 조합으로 간식을 준비해 줬어요~
구운계란과~ 요구르트~ 귤~
ㅋ ㅑ ~~ 진짜 환상의 조합!!
그리고...
나도 좀 쉬어보겠다며 꼼수를... ㅋㅋㅋ
간식던져주고 라푼젤 틀어주기~
적어도 두시간은 조용히 푹 쉬겠거니~
했지만... ㅠㅠㅠㅠㅠ
아차차차차차!!!!
라푼젤을 초이스한건 완전 미스테이크!!!
공주님들 네명은 푹~~~ 빠져서 보고 있었으나
왕자 조카님은 라푼젤이 재미있을리가 없죠 ㅠㅠ
"고모, 나 심심해.. 나랑 놀아줘..."
나의 꿈같은 휴식시간은 날아가 버렸고...
폴리본부와 자동차들을 꺼내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야 했다는.. ㅠㅠㅠ
라푼젤이 끝나고...
다같이 그림이나 그리자며
전지 한장씩 나눠줬어요
놀이한것도 많았으니 전지도 모자를거라 생각했더랬죠~
주제는 '캠핑의 추억'
아이들이 과연 뭘그릴까??
기대기대~~~ 눈빛 반짝반짝~~~
캠핑동안 놀이한것만 해도...
자그마치 11가지가 넘으니.....
전지가 모자랄 법도 하겠죠?????
자~~~ 아이들이 그린 그림 감상해 볼까요??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끝나버린
셋째조카의 그림
"고모, 이건 꽃이야"
아... 꼬... 꽃이구나~~~~
(캠핑의 추억은 대체 어디에???)
그래... 넌 어리니까...
캠핑의 막둥이 호호양~
사실 낮잠시간이 훨씬 지나서...
기절할 법도 한데... 버티고 버티고 끝까지 안자더라구요..
전지위 드러누워서 눈감고 분주히 팔을 움직이며
분노의 크레파스질~~
그래도 끝까지 잠은 안자더라는..
그래.. 뭐...
크레파스질 열심히 한것만도 칭찬받을 일이지...
자~ 그렇다면 이제 우리 호호양은??
"엄마~ 라푼젤이랑, 유진이랑, 성이랑, 등불이랑, 등불에 그려진 꽃이야~"
으~~~~~~~~~
그놈의 라푼젤 라푼젤~~~
캠핑에서 기억나는게 라푼젤밖에 없었던게냐!!!
쓰린마음으로 애써 미소를 날리며
"그래~ 잘그렸네~~"
언니들은 뭔가 다르겠지~
우리 둘째 조카는 뭘그리셨나???
아아앗...
이건 방금전에 봤던 하하의 그림....
하하 그림의 출처가 바로 언니그림이었군~~
하하가 요거보고 따라그리기 바빴던게죠~
얘야... ㅠㅠ
니들 이건 배신이야 배신~~~
고모가 얼마나 준비를 많이했는데 ㅠㅠㅠㅠ
캠핑의 추억이 진정 라푼젤뿐인게냐~
마지막 희망 우리 첫째조카..
으흐흐흑ㄱ.....
그래도... 넌...
텐트라도 그렸구나...
비록 고모가 준비한 놀이가 아닌
영혼없는 컴퓨터와 즐긴 댄스게임을 그리긴 했다만...
I CAMPING(실내 ㅋㅋ)
이 한마디가
그나마 상처받은 고모에게 자그마한 위로를 주는구나~~
에잇..
그림그리기는 이쯤에서 마무리!!!
그냥 다른놀이 하자~
박스를 여러모양으로 잘라 은박지를 두르고
전지위에 배치시켰어요~
물감스프레이를 뿌릴거거든요~
마음껏 뿌린후에~
은박지 도형들을 걷어내면~
요런 비쥬얼이 되죠~
불끄고 후레쉬 켜봤는데~
은근 분위기 사네요~
그리고...
아이들끼리 신나서 잡기놀이하고~
숨바꼭질하고~~~
깔깔거리면서 놀더니...
급기야 분쟁이 터지고야 말았네요~
안그래도 캠핑동안 둘째조카랑, 셋째조카 사이에 몇번의 트러블이 있었는데...
놀이를 하다가 둘이 크게 싸우는 사태가~ 그러면서
그동안 쌓여있던 분노들이 한꺼번에 다 터져나온거 같았어요.
몇분을 통곡을 하고 울더니 슬슬 진정이 됐나보더라구요..
"이제 좀 진정이 됐어?"
끄덕끄덕...
"그래, 그럼 우리 기분도 안좋은데~ 화나고 속상한거 여기다 다 풀어보자!!!"
하며 페트병을 다 꺼내왔어요.
아시죠?? 저 페트병 모으는 여자인거~~ ㅋㅋㅋㅋ
그리고는 페트방망이로 다른 페트병을 실컷 두드리라고 했어요.
스트레스 팍팍 풀으라고 말이죠~
몇번 두드리더니...
"고모, 나 이거로 드럼만들고 싶어"
그래~~ 만들어~~
남는게 페트병이다 ㅋㅋㅋㅋㅋ
언제 싸웠냐는듯... 옹기종기 모여앉아
옥수수알도 넣고,
은박지도 말아넣고, 스티로폼도 넣고,
공포의 빤짝이도 넣고
큰조카는 은박지 포장까지 완벽하게!!
예정에 없던 페트병 드럼만들기까지 하고나니
캠핑의 끝자락에 다다랐네요~
이제 슬슬 마무리 할 시간~
사실 아이들이 이거 하는동안 저는 오빠에게 카톡을 날렸죠...
"애들 데리러와~ 식량이 떨어졌으니 저녁은 집에가서 먹이고~ "
ㅋㅋㅋㅋㅋ
저는 체력 완전 바닥났고, 온몸은 쑤시고, 눈꺼풀은 천근만근...
진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굳은의지 하나로
겨~우 몸뚱아리 지탱하고 있었네요 ㅠㅠ
오빠가 식당에서 밥사준다고 했지만..
도저히 따라나설 기운이 없어서 사양했답니다.
난 밥도다 휴식이 더 급해~~~~ ㅋㅋㅋㅋㅋ
애들 보내자마자 바로 하하, 호호 대충 씻기고 눕히고..
하하는 언니들 가고나서부터 폭풍눈물을 흘리며
"언니들 보고싶어~~~~ " 하며 대성통곡을...
잠들때까지 대성통곡~
머리대고 눕자마자 5초만에 드르렁 쿨쿨 침질질~~~ 잠들더니
잠결에도 "언니들~~~" 하며 대성통곡~
그래... 북적북적하던 집이 갑자기 한산해지니..
엄마도 뭔가 허전하구나...
어쨌든...
니들은 비록 라푼젤만 그렸지만~
엄마가 좋은 추억 많이 생긴거같아 기분이 좋구나~
그동안 꼭 한번 해보고팠던 그런 거실캠핑의 꿈을
원없이 이룬거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
도대체 이것은
아이들을 위한 캠핑인가, 나를 위한 캠핑인가~
ㅋㅋㅋㅋㅋㅋㅋ
일년치 놀이를 이틀만에 다해버린 에너지 대방출~~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한 캠핑이었다며
혼자서 내 머리쓰다듬고, 토닥토닥 도닥여주기~
아 ... 이제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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